List

‎”루만에게 있어서 철학은 단순한 기본적 사상과 낮은 복합성 수준을 지녔던 고대 유럽 시대의 산물이다.” – 니클라스루만의 사회사상, 발터리췌쉐

즉 우리에게 복잡해보이는 고전 철학은 사실 그 당시의 사회 복잡성을 감축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금에 와서 단순해보이는 다양한 기술적 매체 수단들이나 개념들 역시, 사회 복잡성을 감축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고전철학과 수평적 관계다.

우리에게 복잡해보이는 ‘무술’ 역시 복잡성을 감축하기 위한 하나의 체계일 뿐이다. 우리는 수많은 가능성(복잡성)을 관찰하는 관찰자로서 어떠한 체계를 끊임없이 선택해나가게 된다. 그리고 하나의 체계를 선택하게 되면 그 체계 역시 어떠한 개념을 상정짓고 복잡성을 감축한다. 

인간의 통합적 움직임에 긴장과 이완을 구분하여 바라보는 것은 복잡함(통합)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복잡성의 감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긴장과 이완이라는 틀에서 주변 모든 것을 통합하려는 행위는 환원적 상상력이 동원된다면 귀여운 이상주의자 정도로 보이겠지만서도 그 자체로 규정해나가는 것은 계몽주의자, 더나아가면 파시즘? 이건 끔찍하다.

즉 긴장과 이완의 개념 역시 특정 체계에서의 약속으로써 의미를 가진다. 이 개념으로 주변을 통제하려 한다면 미묘한 갈등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많은 비난을 받는 보디빌딩에서 행해지는 잘못된 운동 방법보다특정 체계에서만 통용되는 관점으로 보디빌딩을 관찰이 아닌 관측하려 하는 전문가들이 훨씬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는 결국 파괴적 성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최근 바디워크라는 체계 아래, 수 많은 체계들을 답습해가며 느끼는 점은 앞으로도 계속 될 분화과정 속에 어떤 하나의 체계 안에서 주변 모든 것을 통합시키려는  행위가 얼마나 오만한 일인지를 알 수 있었다는 것이다. 

통합을 향한 길은 오직 수 많은 가능성에 대한 관찰과 선택이라는 끊임없는 변화 속에 일어날 뿐이며, 언제나 미완성의 단계일 뿐이다. 이는 분화의 길이 결국 통합의 길로 이끈다는 점에서 역설적이다.

복잡해보이는 모든 것은 사실 덜 복잡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복잡해보이려고 하는 것을 경계하고 그 복잡해보이게끔 만드는 관찰자들을 관찰하자. 주로 그런 것들은 자신이 상부 구조에 앉아서 하부를 통합하려 드려들기 때문이다.그런데 이게 또 어떤 측면에서는 의미가 없지만은 않다고 본다. 왜냐하면 역설적이게도 이 세상은, 덜 복잡하게 만들기 위한 과정 속에서 더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태고적 단순함, 궁극적 통합에 끌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일단 커뮤니케이션에 연루되면, 결코 다시 단순한 영혼의 낙원으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다.” – 니클라스 루만의 사회사상 91p 발터리췌쉐퍼

“내가 다섯 번째 인류와는 결코 함께하지 말기를, 차라리 먼저 죽거나 아니면 다음 세대에 태어난다면! 왜냐하면 이번에는 철의 종족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밤이나 낮이나 노동과 곤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고통 받을 것이며, 신들은 그들에게 괴로운 근심을 부여할 것이다.” 헤시오도스. 노동과나달 174-178행

유토피아를 꿈꾸고 황금 시대를 추억하는철의 종족에 연루돼버린 인류여! 모든 것은 사실 내 안에 있음을 알기를.그 복잡한 나를 인정하고 두려워하지 말기를. 끊임없는 단순화의 복잡한 굴레를 기꺼이 받아들이길.

 

요약
누구에게나 자기 체계 위에 높은 고지를 만들고 선점하여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 수 많은 높은 고지가 존재한다는 것에서 통합(무경계)이란 사실 모든 고지들이 무너져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무경계에서나 가능하다는 것. 즉 그렇다면 경계가 존재하는 이 세상에서의 통합이란. 끊임없는 바라봄(관찰)으로 인해 발생하는 수많은 가능성(복잡함)에 대한 선택이 연속적 변화들을 낳고. 이 변화무쌍함 그 자체가 통합이라는 것이. 어찌보면 역설적.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Posts

1 2 3 5
8월 8th, 2018

현존

자각은 개념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적인 앎에 도달한 상태, 즉 자존과 현존으로 들어가는 통로이며 도달 시 사라진다. 하지만 이렇게 언어로만 설명한다면, […]

8월 7th, 2018

화해

현대 사회는 우리에게 외면적 풍요를 주었지만, 삶과 몸을 완전히 소비시켰다. 그 결과 대부분 사람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 몸으로 자연스럽지 못한 […]

8월 4th, 2018

코어

현대 피트니스 문화는 특정 부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코어 운동을 한다. 하지만 코어의 역활은 특정 부위를 지칭하는 것일 수 없다. 코어는 근본적으로 […]

8월 4th, 2018

생명

생존 지향 운동이 아닌 생명 지향 운동을 하라. 생존 지향 운동은 경쟁이 자양분이고 생명 지향 운동은 교제가 자양분이다. 생존 지향 […]

8월 4th, 2018

호흡

명상은 특정 형태가 아니다. 따라서 명상을 경험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고대 운동을 통해 일정한 리듬으로 펜듈럼 운동을 하면, 중력을 감지하는 고유수용감각이 […]

8월 4th, 2018

권리

사람에게 자신의 이상적 소마 또는 바디를 투영하려 한다면, 그걸 교정이란 선처해준다해도 계몽 아래 수많은 이들을 교화하여 기껏해야 기계화된 인간상을 만든 […]

8월 4th, 2018

체화

다양한 요가, 운동, 그리고 바디워크 수련법들이 신체의 정열을 강조한다. 나는 바른 자세와 올바른 자세와 올바른 신체 정렬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에는 […]

8월 11th, 2017

저항

“행복은 자유 안에 깃들어 있고, 자유는 용기 안에 깃들어 있음을 안다면, 당당히 저항하라.” – 페리클래스 현대 피트니스 문화는 자본 주의 […]

8월 11th, 2016

몸에 대한 의무만 있고 권리가 없는 세상

몸에 대한 의무만 있고 권리가 없는 세상 사랑에 대한 의무만 있고 권리가 없는 세상 학생으로서 의무만 있고 권리가 없는 세상. […]

8월 11th, 2015

별자리와 밤하늘

별자리를 보며 미래를 점치던 사람들이 이젠 도시의 화려한 별자리를 보며 미래를 꿈꾼다. p.s 영화 인셉션과 야경은 그래서 묘하게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