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오직을 좋아하고 단지를 싫어하는 것 같다. 단지는 무척이나 두렵고 공허하게 들리나 보다. 그래서 오직 뭐라도 될려고 노력한다. 그 뭐 앞에. 오직을 붙여서 말해주면 좋아하고 단지를 붙여서 말해주면 싫어하고 꺼려한다.
‘오직 선생님’은 듣기 좋지만, 단지 선생님은 듣기 거북하다. 그 외에 오직 목사님. 단지 목사님. 오직 서울대. 단지 서울대. 오직 자유. 단지 자유. 오직 진리. 단지 진리. 오직 신. 단지 신.
이처럼 오직보다 단지라는 말을 하고다니면 허무주의자? 염세론적 사고? 냉소적인 인간이 되기 십상이다. 그런데 재밌는 건, 별로라고 생각하는 것에는 단지라는 말 실컷 붙여도 괜찮다.
단지 백수, 단지 외톨이, 단지 창녀. 여기에 오직을 붙여주면 이상하다. 신약에서보면 단지 창녀나, 살인자에 불과한 자들이 예수님께 구원받는다. 오직 부자나, 오직 성직자들은 구원받지 못했다. 물론 단지 부자나 단지 성직자들은 구원받을 수 있었지만. 매우. 드물었고.
내 생각에 많은 기독교인이 크게 착각하는 건, 오직 하나님을 믿어야만 구원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말 자체가 틀렸다는 소리가 아니라, 오직 붙여가며 쓸데없이 의미부여하고 신성모독하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거다.
그냥 겸손히 단지 하나님을 믿으면 얼마나 좋을까. 오직 교회에 가려고 하지도 말고. (오직 교회에 가라고 하지도 말고) 교회는 단지 교회일 뿐임을 인정하면 아마.. 왠만한 교회 문제는 해결 될 것 같다.
오직 무엇을 하라는 것을 경계하자.
오직 무엇이 되라는 것도 경계하자.
그 무엇이 아무리 좋은 것일지라도
단지 그 무엇에 불과하다는 걸 명심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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